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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의 지혜로운 노인의 표준 <인턴>

by 머니 리필 센터장 2022.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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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화력 높은 할아버지와 바쁜 여자 사장님

벤 휘테커(로버트 드 니로)는 은퇴 후 무료한 삶을 보내고 있는 70대의 노인입니다.
그는 은퇴 후 자신의 삶을 채우기 위해 세계 일주도 다녔지만 그의 무료함은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우연히 벤은 한 회사에서 시니어 인턴을 구한다는 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됩니다.
줄스 오스틴(앤 해서웨이)은 200명의 직원이 일하는 쇼핑몰 어바웃 어핏의 사장입니다.
그녀는 전화 상담 업무도 직접 자신이 담당할 정도로 자신의 일에 푹 빠져있습니다.

벤은 어바웃 더핏의 인턴 면접을 보러 갔고, 자신의 삶의 지혜와 재치로 면접에 합격합니다.
그의 심정은 아주 기뻤고 들떠 있었습니다. 자신이 아직 녹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삶의 무료함을 해결할 방법을 찾았기 때문입니다.

벤은 줄스의 개인 비서가 그의 첫 보직이었다. 하지만 줄스는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자신의 부모님을 불편해할 정도로 어른을 불편해했기에 늙은 인턴은 불편한 존재였다.
줄스는 벤에게 회의적인 반응이었고, 업무를 거의 주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벤은 자신이 일을 할 수 있다는 기쁨에 최선을 다해 근무합니다.
그는 사랑에 힘들어하는 동료에게 상담을 해주고 패션이 이상한 동료에게 복장에 대한 예의를 알려주게 됩니다.
벤은 자신의 재치와 매너로 젊은 동료들 사이에서 좋은 친구가 되었습니다.

천천히 마음에 스며드는 노인의 지혜

줄스의 회사는 급속도로 성장하는 회사였기에, 이사회는 그녀에게 전문 경영인을 고용할 것을 권고합니다.
줄스는 자신이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 같아, 이런 권고가 불편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평소처럼 벤이 책상만 지키고 있을 때, 줄스의 개인 운전사가 음주 운전을 하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 일을 계기로 벤이 줄스의 개인 운전까지 맡아서 하게 되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그녀를 데리러 가게 된 벤은 그녀의 남편을 만나게 됩니다.
그녀의 남편인 매트는 줄스가 일을 하게 되면서 전업 주부로 그녀의 딸을 돌보는 일과 집안일을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벤에게 개인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 불편했던 줄스는 인사과에 벤을 다른 부서로 보내줄 것을 부탁하며 문자를 보내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벤과 줄스가 가까워질 일이 생깁니다. 줄스만 남아 야근을 하던 날 벤은 상사인 줄스가 퇴근하지 않았기에 그녀의 업무가 마무리될 때까지 남아 있게 됩니다. 그와 그녀의 소소한 대화가 오갔고, 그녀는 벤에게 지금껏 보지 못했던 모습들을 보며, 깊은 지혜와 유머를 갖춘 벤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되며 그를 신뢰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미 인사과로 문자가 발송되었고 다음 날부터 벤은 잡일을 도맡아 하는 부서로 보내지게 됩니다.
그녀는 벤이 보내지게 된 부서로 찾아가, 그에게 사과하며 자신의 인턴으로 계속 일해줄 것을 부탁합니다.

어느덧 벤은 줄스의 모든 업무에 동참하며 그녀의 믿음직한 업무 파트너로 성장해 있었습니다.
사소한 부탁부터 중대한 사항까지 그의 조언과 도움을 줄스도 편하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줄스의 부탁으로 집으로 가던 벤이 줄스의 남편 매트의 바람을 목격하게 됩니다.

벤은 이것을 줄스에게 말해야 할지 고민하게 됩니다.
줄스는 이미 경영인을 결정하는 것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벤은 불편한 진실을 마음에 묻고, 미팅을 하기 위해 그녀와 같이 출장을 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벤은 줄스가 이미 매트의 바람을 알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줄스는 자신이 일에 매진하면서 가정에 소홀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그 스트레스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자책하는 그녀에게, 벤은 아버지처럼 따뜻한 개인적인 조언을 해주게 됩니다.
그녀는 자상한 벤의 모습을 보며, 자신이 시니어 인턴쉽을 진행한 것을 잘한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어느덧 줄스와 벤은 업무적 파트너를 넘어, 인생의 좋은 친구가 되었습니다.

한국에선 이런 문화가 가능할까?

나는 과연 한국에서도 노인이 가진 경험이 발휘 될 수 있을까를 가장 많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영화 <인턴>은 미국 영화이므로, 이는 미국의 문화라고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미국인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나이를 생각하지 않는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가지고 있다.
나이에 상관없이 친구가 되기 쉽다. 회사 내에서도 직급 없이 이름만 부르곤 한다.
하지만 한국은 자신보다 높은 사람에게 깍듯하며 경직된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한국의 회사는 직급 체계가 수직적이며, 직급 간에 권한과 책임에 차이가 있다.
이름보다는 직급이 항상 먼저 우선시 된다.
이런 환경에서, 직급 낮은 노인이 직급 높은 청년에게 어떻게 가르침과 지혜를 전달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
그리고 한국은 세대간 갈등이 심한 나라다. 노인의 생각을 공격하는 청년을 쉽게 볼 수가 없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상에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나이 든 사람에 대한 젊은 사람들의 조롱을 자주 볼 수 있다.
노인 세대와 청년 세대의 갈등은 작년에 있던 대통령 선거에서의 세대별 투표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사회 환경을 보았을 때, 한국에서는 시스템적으로 노인이 축적한 삶의 경험이 쉽게 청년들이 물려받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이 것이 내가 내린 결론이다.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영화 인턴의 이야기는 나에게 문화적인 새롭고 신선한 간접 경험이었다. 앞으로 한국 사회에서 세대간 갈등이 봉합되고, 노인의 지혜와 젊은이의 패기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시민의식이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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